프라하의 야외스케치 문화
프라하의 미술 아카데미나 학원, 갤러리에서는 여름마다 야외스케치 그림 워크숍을 엽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순수예술의 영역에서 야외에서 풍경화 그리거나 조각 작업을 하거나, 혹은 작품을 전시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체코어로는 쁠레네르 Plenér라고 하는데 프랑스어의 Plein air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합니다. 대상을 외운 기억에 의지하거나 습관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를 보고 느끼고 관찰하여 그림에 집중하는 경험을 목적으로 합니다. 주로 자연 속에서 이뤄지며 자연 속의 섬세한 변화를 포착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집니다. 미술사의 역사 속에서는 사실주의 화가 들과 인상주의 화가들에 의해서 정착된 문화이지만, 인류사의 역사 전체를 보고 생각해보면 휴대용 물감과 미술재료들이 다양하고 가볍게 발전한 결과로 생겨난 문화이기도 합니다. 또 교통의 발달과 도시 치안 상태가 좋아진 것도 야외스케치 문화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 배경이 됩니다. 프라하의 미술대학 및 미술 학원, 갤러리에서는 여름 동안 이러한 야외스케치 여행을 꼭 가는 편입니다.
중부 고원 지역에 위치한 수도원에서 야외스케치
올해는 체코 중부 고원 České středohoří 지역으로 야외 스케치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이 지역은 중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암석들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고원과 언덕들로 둘러싸인 장소입니다. 트레비쩨 Třebice라는 작은 소도시와 가까우며 꼬슈탸로브 Košťálov라는 성과 가깝습니다. 과거에는 수도원이었지만 현재는 펜션으로 개조된 조용한 숙소에 자리를 잡은 후 그 주변 자연 지역을 산책하며 야외스케치를 즐겼습니다. 이 수도원 펜션에는 약 16개의 방이 있어서 여러 명이 팀으로 함께 야외 스케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조식은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으며 점심과 저녁은 별도로 사전 신청할 경우 준비해 주십니다. 체코식 리조토, 체코식 구운 치즈 요리, 체코식 닭다리 요리 등 전통 체코 음식을 제공합니다. 맛이 나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고, 주방장 및 서빙하시는 분도 친절했지만, 옆에 사람이 식사를 마치면 다음 사람의 식사가 나올 정도로 매우 느린 서비스 때문에 아쉬웠던 식당입니다. 그래도 야외 스케치를 위해 주로 야외 자연 속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숙소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아크릴로 야외에서 그림 그리기
사람들은 주로 야외에 서서 이젤에 캔버스를 놓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무래도 아크릴 물감이 빨리 마르고 자연의 여러 색들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이기에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기에 가장 효과적인 재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캔버스를 가져와서 여러 장을 그리는 사람도 있고, 하나의 캔버스를 꼼꼼하게 완성해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총 25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수도원 펜션을 거점으로 각자가 원하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원하는 순서와 스타일에 따라 그림을 그려갈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주로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고 산이 보이는 넓게 펼쳐진 들판이나 나무를 그리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화실 선생님은 야외스케치 워크숍이 이루어지는 3일 동안 각각의 사람들을 돌아가며 가르치고 조언해주는 일을 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그림 그리는 여러 가지 기법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갤러리에서 이 워크숍을 준비한 담당자는 사람들의 인원과 식사를 체크하고 모두 안전히 3일 동안 숙소로 돌아오는지 등을 체크했습니다. 프라하에서는 야외에 머물기에 너무 덥기 때문에 주말 동안 이렇게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기 더위를 한결 떨쳐내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조용히 그림에 집중하며 여름을 보내는 체코의 야외스케치 문화가 참 수수하고 귀품 있습니다.
*위치 : 수도원 펜션 - Teplá u Třebenic č.p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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