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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역사

[체코역사] 보헤미아, 보헤미안의 어원과 의미

by 쁘라하 말고 체코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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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Bohemia, 보헤미안-Bohemians의 어원과 의미

 

 

보헤미아라는 용어

보헤미아-Bohemia, 보헤미안-Bohemians이라는 단어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덕분에 유명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본 단어 일 것입니다. 하지만 보헤미안의 어원, 의미, 그리고 왜 우리는 자유, 낭만, 그리고 집시 같은 이미지를 보헤미안이라는 단어와 연결시키는지 이유는 잘 모르실 거라 생각이 됩니다. 오늘은 보헤미아, 보헤미안 단어의 어원 와 의미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현재 보헤미아 Bohemia라는 단어는 체코의 중부, 남부쯤에 위치한 지역의 고유 명칭이자 민족의 명칭입니다. 체코는 총 보헤미아, 모라비아, 실레지아, 이렇게 세 개의 도로 나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면 분홍색 지역이 보헤미아-Bohemia, 초록색 지역이 모라비아-Morava, 노란색 지역이 실레지아입니다.

 

지도-보헤미아-모라비아-실레지아
지도-보헤미아-모라비아-실레지아

 

체코 = 보헤미아

사실 보헤미아와 체코라는 말이 체코인 들에게는 어원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은 단어인데요. "체코"가 국가 이름이기 때문에 보헤미아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모라비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구별해야 할 때는 보헤미아라는 단어를 씁니다. 하지만 가끔 체코인이라고 말했을 때, 그 단어가 문맥에 따라서는 보헤미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한국을 외국에서는 KOREA라고 부르지만, 한국인은 스스로는 한국인이라고 부르지요. "한"이라는 민족의 이름이 국가명 한국이 된 것처럼, 체코의 경우에도 체코라는 명칭이 민족의 이름입니다. 체코의 경우에는 체흐 ČECH라는 체코 민족의 아버지로부터 이 이름을 물려받은 것인데요. 한국의 상황과 비교를 하자면 단군왕검의 이름이 체흐였던 것이고, 이 이름이 그대로 체코 민족으로 사용되었고, 현재는 국가의 이름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사실 보헤미아-Bohemia, 보헤미안-Bohemians라는 단어는 현재 체코에 거주하는 민족과 지역의 명칭입니다. 

 

이 어원은 처음에는 체코민족과 직접 관련돼서 파생된 단어는 아닙니다. 현재 체코 지역에 처음으로 정착했던 민족은 켈트 족으로 약 4세기경으로 추정됩니다. 켈트족은 현재 체코 지역에 해당하는 중부 유럽지역에 정착하여 살다가 이탈리아 로마와 교류를 하였는데,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 당시 이미 로마는 유럽에서 가장 번성하고 번영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켈트족은 로마에 약탈을 하거나,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인들과 관습과 문화가 달랐고, 로마인들이 켈트족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로마인들 입장에서는 북쪽에서 내려온 외부인들이 로마의 물건을 약탈하거나 관심을 보이니 좋지 않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로마인들이 이 시기의 켈트 족을 "보이-BOJ",라고 칭하고 "보이들-BOJOVÉ라고 불렀는데 그 의미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끔찍한 나라라고 합니다. 지금은 초기의 의미가 퇴색되고 소리만 남은 단어이지만 이렇게 어원을 알고 나니 그 배경이 참 재미있습니다. 

 

 

 

보헤미아 명칭의 기원

"보이-BOJ"라는 단어는 체코 지역(중부 유럽)을 뜻하는 라틴어인데, 아무래도 이탈리아 학자, 철학자들의 힘과 영향력이 강했었기 때문에 그들의 언어로 역사에 기록이 되고, 호명되었던 것들이 언어로 정립이 된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인들이 북쪽 어딘가에서 오는 켈트족들을 "보이-BOJ"라고 칭했고, 그 라틴어 단어가 소리만 남은 단어가 되어 체코 지방을 일컫는 단어로 정립이 되었습니다. 이 단어가 오늘날 보헤미아라는 명칭의 유래가 됩니다. 

 

4-6세기에 걸쳐 훈족이 유럽 지역까지 종종 공격을 해왔는데, 이 계기로 유럽지역에서는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났고 이때 켈트족도 체코 (보헤미아) 지방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는 인터넷이 없었으니, 멀리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 수 없었겠죠. 그래서 켈트족이 떠나고 체코 민족이 새로 비슷한 지역에 자리를 잡았지만, 외국에서는 이 지역을 계속 보헤미아라고 칭했습니다. 체코인들이 지금의 체코 지역에 자리를 잡을때 단군왕검에 해당하는 체흐 ČECH라는 체코 민족의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그들의 땅과 민족 또한 체흐 ČECH라고 일컫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계속 체코인들을 보헤미아인이라고 칭한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현재 두 가지 용어(체코 = 보헤미아)가 유사한 의미로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헤미아 지역과 모라비아 지역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할 때는 문맥에 따라 보헤미아라는 단어가 조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오늘 그 부분은 생략하려고 합니다. 모라비아 역사는 또 차차 다룰 거니까요!

 

 

 

체코 = 보헤미아 = 낭만? = 집시? 

그렇다면 왜 현재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보헤미아라는 단어가 자유, 낭만, 방탕 등을 상징하게 되었으며, 보헤미안 스타일이라는 패션이 유행하게 되었을까요. 사실 이러한 상징은 체코인들 입장에서는 썩 반갑지 않은 황당한 의미 부여 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체코인들은 자유, 낭만, 사랑보다는 근면, 충실, 우직 과 좀 더 어울리는 것 같거든요. 이러한 단어가 형성된 배경은 사실 체코 외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체코의 전체 역사를 보면 크게 두 번 망명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빌라 호라 전투 (1620년에 일어난 후스교-체코 귀족 군대와 가톨릭-오스트리아 국가 군대 간의 정권, 종교 전쟁) 후 주요 체코 인사들의 숙청이 있을 때 주요한 체코 인물들이 해외로 망명을 떠났고, 두 번째는 소련이 체코를 소비에트 연방으로 강제 편입시켰던 20세기에 주요한 인물들이 망명을 떠나게 됩니다.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퀸의 보헤미안 랩 소리도, 영국으로 망명을 온 보헤미아 인들의(그들은 체코인이지만, 해외에서는 보헤미아인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삶과 생활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보헤미아 인들이 원래 집시적인 생활을 했다기보다는 해외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면서, 또 고국을 그리워하면서 살아남으려 애쓰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이러한 모습을 본 서유럽인들이 보헤미안이라는 단어를 자유, 낭만, 집시, 등으로 연결하게 되었는데 19세기 프랑스에서 보헤미안과 집시를 동일시하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때가 인터넷이 없었을 때이니,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 대해 환상적으로 혹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인식을 했을 것 같은데요. 프랑스 입장에서는 동쪽에서 사람들이 넘어오는데 대체로 거지나 집시이고, 프랑스보다 동쪽에 있는 지역은 보헤미아니까,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들을 보헤미안이라고 칭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이러한 사고 및 가치관이 미국으로 전파되고, 미국이 문화 전체의 흐름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미국에서 대상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한국도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역사를 보며 서유럽의 사고에 전체 역사가 지배를 당하는 것 같아 좀 씁쓸한 마음이 들더군요. 역사에서는 강자가 살아남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저 개인적으로라도 보헤미아 - 집시 - 체코를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고, 각 단어의 어원과 역사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체코에서 보헤미안이라는 의미는 한민족처럼, 민족과 지역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체코에서 집시는 영어와 같이 집시 Gypsy라고 불립니다. 체코를 여행할 때 보헤미안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낭만과 자유에 취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의 나라를 선입견이나 환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역사를 배경으로 이해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풍성한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체코의 또 다른 이름 보헤미아를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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